이레즈미란 무엇인가? 뜻과 유래에 대하여

이레즈미. 일본색이 많이 풍기는 단어입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조폭을 연상할 때 이 단어를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요, 아시다시피 일본 문화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깃든 다양한 예술 형태가 존재합니다(물론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들, 영향을 받은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레즈미는 특별한 전통 문신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이레즈미가 무엇인지와 그 유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레즈미란?

문신(文身), 타투(Tattoo), 입묵(入墨), 또는 자문(刺文)이라고 부르는 유사의료행위로 살갗을 바늘로 찔러 피부와 피하조직에 상처를 낸 뒤 먹물이나 물감을 흘려 넣어 피부에 그림이나 무늬, 글씨를 새기는 행위를 말한다.
(출처. 나무위키)

 

1. 이레즈미의 의미

이레즈미(入れ墨), 넣다(入れる, 이레루)와 먹물(墨, 스미)을 합친 단어

 
이레즈미(刺青)의 어원을 살펴보면, 일본어에서 "이레즈미"는 문신을 의미하는 말로, "刺"는 ‘찌르다’, ‘새기다’라는 의미를, "青"는 ‘파랑’, ‘청록’이라는 색상을 의미합니다. 본래 이 용어는 전통적인 일본 문신에 사용되는 청록색 잉크를 가리키는 데에서 유래했으며, 이것은 일본 전통 문신이 주로 파란색 계열의 잉크를 사용했던 것에서 기인합니다.
 
전통적 일본 문신인 이레즈미는 몸을 찌르고, 새기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는 독특한 문양과 디자인을 통해 신체에 영구적인 그림을 새기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레즈미"라는 용어는 문자 그대로 신체를 찌르고 새기는 작업을 통해 색을 입히는 행위를 나타냅니다.
 
이레즈미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문신 예술의 형태로서, 단순히 신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넘어서 개인의 정체성, 가치관, 신념 그리고 생활 스타일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신체를 캔버스로 활용하여 복잡한 문양과 다양한 색상을 사용함으로써, 문신을 그려 넣은 당사자에게만 아니라 보는 이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예술 작품이 됩니다. 예술의 경지에 이른 타투지만, 가끔 뉴스를 통해 무면허 시술을 받고 고통받는 분들도 계시긴 해서 안타까운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레즈미는 언제부터

 
이레즈미의 어원은 고대 일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타투’라는 개념 자체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레즈미 역시 그 기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고대 일본 사회에서부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또한, 이레즈미는 사회적, 종교적, 그리고 문화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구체적인 문양이나 동물, 신화적인 존재들을 그림으로써 개인이 속한 집단이나 신념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고대에 타투를 새기던 목적과도 동일해 보입니다.
 

잉어문신, 사무라이(전사) 문신

 
이렇듯 "이레즈미"(刺青, Irezumi)는 일본의 전통 문신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문신은 특히 일본에서 발전한 독특한 스타일과 방법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피부에 잉크를 주입하는 것을 넘어서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행위로 간주되는데, 이레즈미는 전통적으로 대형의 그림을 몸에 새기는 것이 특징이며, 용, 벚꽃, 카르프(잉어), 전사, 신화 속 장면 등 일본 문화의 상징적 이미지를 주요 모티브로 사용합니다.
 
전통적인 이레즈미는 "테보리"(手彫り, 손으로 새기는 방식)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전문적인 도구를 사용해 잉크를 피부 속 깊은 곳에 수작업으로 주입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현대에는 기계를 사용하는 방식도 보편화되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을 고집하는 이레즈미 장인들도 있습니다.
 

현대적인 문신 시술 장면

 

2. 이레즈미의 유래와 역사

 이레즈미의 기원은 고대 일본에까지 이어집니다. 약 10,000년 전 조몬(縄文) 시대의 유적에서 문신을 한 듯한 흔적이 발견되어, 그 역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의 문신은 신체 장식이나 부족의 소속감을 나타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도 시대(1603-1868)에는 이레즈미가 크게 발전하고 대중화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이레즈미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문양이나 상징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소속감, 용기, 결의 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소설가들은 책에서 이레즈미를 가진 영웅이나 용사를 등장시키고, 우키요에 화가들은 이레즈미를 한 인물들을 그림으로 그려 대중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이러한 문화는 술집, 극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여러 공간에서 이레즈미의 이미지를 확산시켰습니다.
 
메이지 시대(1868-1912) 동안, 정부는 서양과의 교류를 증진시키고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레즈미에 대해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 시대의 금지령은 이레즈미가 가진 예술적 가치나 전통적 의미보다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레즈미는 지하 문화 속으로 밀려나게 되었으며, 특히 야쿠자와 같은 조직범죄와 연관된 이미지가 강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관련성은 현대 일본 사회 내에서도 여전히 일부 존재합니다.
 

│야쿠자와 이레즈미

 
메이지 시대는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근대화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딘 시기입니다. 이 시점에서 일본 정부는 서양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국제 무대에서 일본의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당시 이레즈미(일본어로 ‘입신’이라는 뜻의 문신)는 이미 장기간에 걸쳐 문화적, 예술적 형태로 발전해 왔으나, 정부는 이를 사회적 질서와 근대화에 저해되는 요소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메이지 정부는 서양 국가들과 교류 확대 및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의 전통과 문화에서 ‘불명예스러운’ 요소를 제거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레즈미에 대한 금지령은 일본 정부가 추구하는 근대화 및 국제사회에서의 우호적 이미지 조성의 일환으로 내려졌습니다.
 
이 금지령의 결과로 이레즈미는 공식적인 문화 활동이나 예술 형태로서 인정받기 어려워졌고, 대신 지하 세계와 연결된 문화 현상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본래 이레즈미는 일본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집단에서 다양한 의미와 목적으로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지 시대의 금지령 이후로는 주로 비사회적 행위, 반항, 또는 야쿠자와 같은 조직 범죄와 강력하게 연결되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야쿠자와 이레즈미의 연관성은 특히 두드러져, 이레즈미가 야쿠자의 일원이 되는 의식이나 소속감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인식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관성은 공공 장소에서의 문신 노출에 대한 사회적 금기와 함께 현대 일본 사회에서도 여전히 일부 존재하며, 일본 내 목욕탕이나 체육관, 공공 수영장 등 일부 시설에서 문신이 있는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는 관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이레즈미의 역사와 유래를 살펴보면, 그것이 단순한 신체 장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지니며 발전해 온 복잡하고 깊이 있는 예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 변천과정 속에서도 이레즈미는 지속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문화적 표현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블랙암을 포함한 상반신 문신

3. 이레즈미의 현대적 인식

현대 사회에서도, 이레즈미는 세계적인 예술 형태로 인정받고 있는 동시에, 문화적 가치와 전통을 이어가는 중요한 매체로도 여겨집니다. 한편, 일본 내에서 이레즈미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은 세대를 거치면서 변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문신 자체에 대한 부정적 관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목욕탕, 온천, 체육관 등 일부 공공장소에서 문신이 금지되어 있는 것이 이러한 인식을 반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레즈미는 일본 문화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세계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해외의 많은 예술가와 장인들이 이레즈미의 기법과 철학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창조하려고 하는 경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레즈미는 더욱 국제적인 예술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문신 장면

 
현대 이레즈미 예술가들은 전통적인 도구와 기법을 이용하는 한편, 현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며 이 예술 형태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일본 문화의 이해와 존중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개인의 정체성, 이야기, 그리고 현대 사회의 다양한 관점을 표현하는 데 이레즈미를 활용합니다.
 

│현대적 문신의 종류

 
여성분들에게는 익숙하고, 남성분들도 최근에는 많이 하고 있는 눈썹 문신이 있습니다.
눈썹 위에 하는 문신인데, 눈썹 라인이 뚜렷하지 않거나 눈썹이 옅게 나는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하게 됩니다. 문신이지만 다른 문신과는 다르게 사회적으로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라인 워크(line work)라는 작업도 많이 하는데, 글씨를 써넣는 레터링에 비해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라인 워크는 문신의 한 종류로 얇은 선으로 작업합니다. 캐릭터를 따라 그리기도 하고, 가족 타투로 사진의 이미지 선을 가져와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또 꽃이나 동물 등 가벼운 문신류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많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피부를 색으로 채우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이레즈미는 패션, 영화, 그리고 현대 미디어와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문화의 경계를 넘어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그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는 배제하고 예술적인 면에서 접근하자면, 이레즈미는 단순한 신체 장식을 넘어, 일본의 신념, 역사, 문화를 담고 있는 깊은 예술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겪으면서도 이레즈미는 그 가치와 전통을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레즈미의 뜻과 유래,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왠지 이레즈미라는 강한 어조 말고 문신, 타투라는 부드러운 말을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