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 사회적 책임의 고귀한 의무

몇 달 전 신문 기사에서 읽은 문구가 있습니다. "왕의 DNA"가 바로 그것이죠.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담임 선생님께 갑질을 한 학부모가 선생님께 보냈다는 메시지에 들어있는 문구입니다. 우리 아이는 왕의 DNA를 가지고 있으니 그렇게 대우해 달라는 것이 내용이었죠. 왕의 DNA라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되네요. 사회적 책임의 고귀한 의무라는 뜻이죠.

 

이 기사를 읽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원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표현은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고귀한 혈통이 가져야 할 의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용어는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가진 이들이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지녀야 한다는 원칙을 나타냅니다. 이 글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어원과 그 역사적 배경,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의미와 예시를 통해 이 고귀한 원칙이 오늘날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유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어원은 중세 유럽의 귀족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귀족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었으며, 이러한 지위는 그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즉, 귀족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본보기를 보이고, 더 낮은 계층의 사람들을 보호하며, 대의를 위해 자신의 부와 영향력을 사용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개념은 특히 중세 기사도의 이상에서 강조되었습니다. 기사들은 무력과 권력을 가진 자로서,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오늘날까지도 고귀한 행동의 모범으로 여겨집니다.

 

로빈 후드

 

현대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는 다소 변화했지만, 그 핵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날, 이 용어는 종종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개인이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은 이윤 추구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 지역 사회 지원, 교육 기회 제공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습니다.

 

몇 년 전, 신라호텔을 차로 들이받은 고령의 택시기사가 있었죠. 택시 기사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 호텔 문을 변상해야하는 상황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이부진 사장이 나서서 고령의 택시 기사를 배려해 배상을 받지 않았다는 일화를 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멋진 일이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예

철강왕 카네기

앤드루 카네기

앞서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이 외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관련하여 언급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는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입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활동한 미국의 철강재벌로, 그는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여겼습니다. 카네기는 "부자는 사회의 관리인이며, 자신의 부를 사회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념 하에 그는 자신의 재산을 도서관, 교육 기관, 평화를 위한 기구 등의 설립에 사용했습니다. 특히, 그가 설립한 도서관은 전 세계적으로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윈스턴 처칠

또 다른 예는 영국의 전 총리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입니다. 그는 정치적 지위를 이용하여 20세기 초반의 어려운 시기에 영국과 세계 평화에 기여했습니다. 처칠은 뛰어난 리더십과 탁월한 연설로 영국 국민을 이끌며,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사용하여 대의를 위해 헌신한 대표적인 예로 여겨집니다.

 

한국의 로빈후드 홍길동 - 만화의 한 장면

로빈 후드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는 "로빈 후드" 전설입니다. 로빈 후드는 부유한 자들로부터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고 전해지는, 영국의 전설적인 영웅입니다. 비록 로빈 후드가 실제 역사적 인물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강자가 약자를 돕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원칙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로빈 후드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은 이들이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이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캐릭터로 평가받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홍길동이 있죠?

 

이러한 인물과 이야기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원칙이 어떻게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실천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시대가 변하더라도 그 가치와 중요성이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은 공동체의 건강과 발전에 필수적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단순히 윤리적 의무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조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 고귀한 원칙을 기억하고 실천함으로써, 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먼저...  노블레스가 되고 싶긴 하네요.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