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일본에 설치하려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연락사무소 개설 계획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국제정치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나토의 아시아 진출은 단순한 외교적 상징을 넘어, 전 세계 안보 구도의 재편과도 맞닿아 있는 사안이죠. 그렇다면 나토는 원래 어떤 기구이고, 왜 유럽 중심의 군사동맹이 아시아에까지 관심을 보이게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나토의 개념과 성격, 최근의 아시아 전략까지 살펴보며 그 배경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나토란 무엇인가?
나토(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는 1949년 미국과 캐나다, 서유럽 10개국이 창설한 집단방위 군사동맹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의 팽창을 견제하고, 회원국 간 군사적 상호방위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조항은 제5조인데, 이는 한 나라가 공격당하면 모든 회원국이 이를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나토에는 32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이 단연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나토는 단순한 군사 동맹을 넘어서, 안보와 정치협력, 사이버 위협 대응, 대테러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해왔습니다.
나토의 전략 변화: 왜 아시아인가?
나토는 본래 유럽-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안보 협력체였지만, 최근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관심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는 글로벌 안보 위협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고 전략적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 중국의 군사·경제적 부상
나토는 중국을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사이버 공격, 정보 통제, 해외 군사 확장 등을 위협 요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입니다. - 러시아-중국 협력에 대한 경계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는 유럽-아시아 지역 안보의 연결고리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고 있으며, 나토 입장에서는 이들을 동시에 견제할 필요가 커졌습니다. - 인도-태평양 파트너(IP4)
이에 따라 나토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인도-태평양 4국’(IP4)으로 지정하고,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이들 국가를 나토 정상회의에 정식 초청하면서 외교·군사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일본 연락사무소 개설 계획과 그 좌절
나토는 이러한 협력의 상징적 거점으로, 2023년부터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나토 회원국 중 일본은 미국과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동북아시아 안보의 중심축 중 하나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몇 가지 외교적 반발에 부딪혀 중단되었습니다.
- 중국과 러시아의 강한 반대: 중국은 이를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간주하고 반발했으며, 러시아 역시 아시아에서의 나토 영향력을 경계했습니다.
- 프랑스의 반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가 지정된 지역(북대서양)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나토의 모든 결정은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반대는 사무소 개설의 사실상 폐기를 의미했습니다.
결국 2025년 6월 현재, 나토의 일본 연락사무소 개설은 더 이상 논의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고, 이는 아시아 전략의 조정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나토의 관계는?
우리나라는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트너 국가로서 다방면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이버 안보, 신흥 기술, 군사 교육훈련 등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토 정상회의에도 공식 초청을 받아왔습니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2025년 회의에는 위성락 외교안보실장이 대신 참석했는데,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외교적 무게감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토의 전략 유연성, 비회원국과의 다자 협력 방향 등을 고려하면, 반드시 정상이 참석해야만 실질적 외교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결론: 나토의 글로벌 전략, 균형이 필요하다
나토는 이제 더 이상 유럽 내 전통적 군사동맹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 안보 이슈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도 이런 전략 확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가 이 지역에 물리적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는, 지역 내 긴장과 외교적 반발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토가 아시아와의 협력을 어떻게 조율할지, 그리고 한국이 이런 다자 안보 네트워크 속에서 어떤 전략적 입지를 확보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1rK7LzbjPlU?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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