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88% 득표… 민주당 경선, 사실상 '단일구도'로 수렴되는가

2025년 4월 19일, 더불어민주당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의 첫 번째 지역인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경선을 치렀다.
그 결과는 예고된 이변조차 없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유효투표수 6만4,730표 중 5만7,057표를 획득해, 88.15%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김동연 경기지사로 7.54%(4,883표), 3위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로 4.31%(2,790표)였다. 첫 경선 결과만으로 전체 흐름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은 명백한 현실로 드러났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이재명 결집’은 왜 발생했는가
이번 경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단순한 득표율이 아니라, 지지 기반의 양쪽 축에서 모두 지지를 획득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5만5,948표)와 대의원 투표(1,109표) 양쪽 모두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렸다.
이는 다음의 세 가지 구조적 맥락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 당내 세력 균형의 붕괴
지난 수년간 민주당은 ‘친문’ 대 ‘비문’ 혹은 ‘이재명계’ 대 ‘기타 비주류’ 구도로 구분돼 왔다.
하지만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친문계는 조직력과 명분을 잃었고, 이후 당내 권력은 이재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현재 이재명계를 견제할 뚜렷한 조직은 당 내외에 존재하지 않는다. - 지속된 당대표 경험의 영향력
이재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민주당 대표직을 수행하며 공천제도, 원내 전략, 윤석열 정부 견제 등 주요 사안에서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특히 당원 중심의 투표 시스템에서 그는 “당원과 직접 호흡한 리더”로서 강력한 연결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 ‘정권교체’ 프레임의 전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누적된 피로감과 정책 반감은 2025년 대선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다.
이재명은 문재인 정부의 후계자라기보다는 윤 정부에 맞선 야전형 리더로 인식되며, 당원들에게는 “정권 교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동연과 김경수, 각각의 한계가 드러나다
충청권은 김동연 후보에게 ‘기회이자 시험대’였다.
그는 고향이 충북 음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 기반의 돌파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7.54%의 득표율이었다. 김 후보는 “계파도 조직도 없다”는 점을 역설했지만, 민주당 내부 정치 지형은 계파 없는 후보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김경수 전 지사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사면 이후 복귀 무대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특히 충청 지역 공약으로 ‘행정수도 완성’을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으나, 복귀 시점과 정치적 무게감이 맞물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은 여전히 강점이지만, 당원들의 표심은 보다 ‘현장감 있는’ 리더에게 향했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 모두 ‘대세주’를 흔들 정도의 내·외부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향후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전략적 반전이 쉽지 않음을 암시한다.
투표율 상승의 의미… 경선 자체에 대한 기대감?
이번 충청권 경선의 투표율은 57.87%.
이는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의 48.4%보다 약 9.5%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는 단순히 이재명의 지지 강도 외에도, 경선 자체에 대한 당원들의 기대감과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더 이상 중도적 스탠스가 아닌, 강한 리더십을 가진 대항마를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은 그 흐름을 가장 확실하게 포착하고 있는 인물이다.
단일화 논의는 실효성 없다
경선 직후 김동연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의미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사실상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전략적 효과보다 상징적 이벤트에 가깝다.
이유는 명확하다
- 두 후보의 표를 단순 합산해도 12%로, 이재명을 위협할 수 없다.
- 당심은 이미 후보 통합이 아닌 ‘후보 확정’에 가까운 구조로 기울었다.
- 단일화 추진은 오히려 비이재명 진영의 잔여 정치력 소진으로 보일 수 있다.
즉, 단일화 시나리오 자체가 정치적 명분이나 효과 면에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부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경선의 변수는 존재하는가?
4월 20일에는 영남권(부산·울산·경남), 4월 26일에는 호남, 5월 12일에는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이 이어진다. 또 4월 21일부터 27일까지는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재명이 현재와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경우, 5월 중순 이전에 사실상 후보 확정 구조로 수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여론조사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경선 제도의 구조상 당원 투표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민심의 분산이 구조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
변수는 거의 없으며, 관전 포인트는 오히려 이재명의 정책·비전 발표 방식, 그리고 후보로서의 외연 확장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 경선은 이미 검증 단계를 넘어 ‘승자 정당화’의 국면으로
2025년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이라는 한 인물의 우위를 검증하는 절차가 아니라, 그의 지위를 정당화하는 내부 과정으로 접어들었다.
당내에서 이재명을 대체할 수 있는 정치적 에너지가 없다는 사실이 충청권 경선에서 확인되었고, 남은 경선은 이제 ‘정책 경쟁’보다는 단일후보의 정통성 강화, 그리고 정권교체의 설득력 확보를 위한 행보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이 최종 후보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의 과제는 훨씬 복잡하다. 강한 당내 기반을 가진 후보가, 과연 중도층과 국민 전체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숙제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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