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과 백지신탁, 왜 필요한가? 정은경 사례로 본 공직윤리

뉴스 내비 2025. 6. 22.

공직자 이해충돌, 백지신탁, 공직윤리, 정은경 논란, 공직자 재산신고

 

최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에서 사실상 제외되었다는 소식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유는 그녀의 배우자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마스크, 진단키트 제조사 등 이른바 '코로나 수혜주'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공직자로서 국민의 방역 협조를 이끌던 인물이, 가족을 통해 코로나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죠. 이번 사태는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를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과 ‘백지신탁 제도’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현실적 문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공직자 이해충돌이란 무엇인가?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은 공직자가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사적인 이익과 관련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공정한 직무 수행이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이해충돌이 발생하면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게 되는 유혹에 빠질 수 있고, 이는 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2022년 5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을 본격 시행했습니다. 이 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사적 이익을 취하거나, 가족 등 가까운 관계의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규범입니다. 특히 가족이 공직자의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업을 하거나 주식을 보유할 경우, 사전 신고나 직무 회피 등의 조치가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정은경 사례와 이해충돌 논란

정은경 전 청장은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국민들은 그녀의 발표를 신뢰하며 자가진단키트와 마스크 사용을 생활화했고, 그 시기에 그녀의 배우자가 관련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투자 행위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와 윤리적 책임의 문제로 직결됩니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직계 가족의 경제활동까지도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바로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공직자는 개인이나 가족이 관련 산업에 투자할 경우, 사전 신고를 하거나 해당 직무에서 스스로 회피해야 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죠.

백지신탁 제도는 무엇인가?

공직자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기업의 주식을 3000만 원 이상 보유할 경우에는 해당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합니다. ‘백지신탁’이란 공직자가 자신의 자산(주식 등)을 제3의 신탁기관에 맡기고, 자산의 관리나 처분을 일임하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하면 공직자가 본인의 재산 증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에 개입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공직자의 사적 이해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핵심 장치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백지신탁제도가 실제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도의 한계와 보완 필요성

정 전 청장의 경우처럼,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주식이 문제 될 경우, 그 관리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백지신탁은 본인 명의의 자산에 한정되기 때문에, 배우자나 가족 명의의 주식까지 제도적으로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공직자 스스로 윤리적 기준을 높여야 하며, 신고·회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는 내부 감시 시스템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재산신고 과정에서 허위 기재나 누락이 발견되어도 형식적인 해명으로 넘어가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실효성 있는 처벌 규정과 함께, 공직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의 철저한 정보공개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신뢰 회복의 첫걸음은 ‘투명성’

공직자는 단순한 행정집행자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받는 대표자입니다. 특히 보건복지, 방역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정책을 맡은 인물이라면 더욱 높은 윤리 기준이 요구됩니다. 국민은 공직자가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고 있다는 신뢰 속에서 정부를 따릅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후보자의 낙마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공직자의 이해충돌 관리와 백지신탁 제도의 실효성을 되짚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정은경 전 청장이 쌓아온 공적과 별개로, 공직자 가족이 정책의 수혜자가 되는 구조 자체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전체의 감시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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